:::: 이송은의 동화가 사는 집 ::::
 
 

 


:: 모과가 들려주는 이야기
leestoryhouse  (Homepage) 2014-01-03 07:31:50, Hit : 1,620, Rec. : 396

지난 가을, 모과 몇 알을 샀다.

그 중 두 개는 주방과 식탁 가까이 아일랜드에 두고
나머지는 연구소 입구에 책꽂이에 올려놓았다.

하나는 주방의 김치냄새며, 기름냄새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다른 하나는 연구소 현관의 상큼함을 담당하며 한 두 달을 버텨냈는데..

언젠가부터 연구소 모과가 시큼시큼 썩은내를 풍기기 시작했다.
소쿠리를 들춰보니,
아니나 다를까, 갈색으로 꺼멓게 썩어들어간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똑같은 날 사다 놓았던 식탁 옆 모과가 아직도 멀쩡한 거다.

왜그럴까?
왜 그럴까?

아마추어 과학도의 눈으로 찾아낸 첫번째 원인은 '통풍' 이다.

집의 모과가 앉은 위치는 거실과 주방이 탁트인 곳이고,
연구소의 것은, 칸막이와 현관 틈새이다. 그러다 보니 공기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막혀 있었을 터이다.

한가지 더, 온도 차도 작용했을 것이다. -
늘 한결같은 거실 실내 온도에 비해,
연구소란 게 사람이 없을 땐,  땡땡 냉골이다가,  일을 할 땐 온풍기로 후끈하게 지펴대니,
이미 떨어진 낙과에 불과한 모과들이 그 변덕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을 게다.

비단 모과에 한한 것이랴.
사람 사이도 이렇지 아니 할까?

숭숭 바람 뚫린 자세로 소통하다 보면, 너도 나도 건강하게 향기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버럭대지 않고, 욱하지 않으면, 상처주지 않고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꼭꼭 동여매고 마음의 독을 품으면 너도 나도 여기저기가 썩어들어간다.
섭섭함의 독, 시샘의 독, 열등감의 독....

있는대로 폭발해 대며 살면,
그 화산재 치우느라 매일매일이 힘겨울 것이다.

갑오년 올해는 좀 쿨~하게,
시원하게 소통하며
가능하면, 평상심을 지향하며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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